한 분야에서 살아남고 있는 사람의 내공을 느낄 수 있는 책
얼마전에 쇼츠에서 이경규씨가 토크쇼에 나와서 이야기 하는 모습을 봤다.
거기에서 그는 요즘 사람들이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많이 이야기 하는데, 본인의 생각에는 '대확행'을 생각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예를 들면 오랜만에 돈을 들여서 아주 맛있는 디저트를 먹은 것에 만족할 수도 있지만, 그 보다는 이런 디저트를 사먹을 수 있도록 나에게 직업이 있다는 것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말에 공감이 많이 되어서 자주 되새기고 있던 중에 이경규씨의 에세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연히 본 쇼츠로 인해서 책 안에는 또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까 더 궁금해졌고, 책을 구매해 읽게 됐다.
책은 그리 두껍지 않은 편이고, 에세이이다보니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서, 이틀 정도 만에 후르륵 다 읽을 수 있었고, 책을 통해서 한 분야에서 살아남아가고 있는 사람은 확실히 그 만의 강점이 있다는걸 느꼈다.
삶을 대하는 태도, 다른 이들을 대하는 자세,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그것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 등등 많은 면에서 공감하기도 했고, 사람이 멋져보였다. 사실 정말 대단하긴 한 사람이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개그프로에서 봐왔고, 지금도 전성기지만 그를 전국적으로 알리게 된 양심냉장고, 몰래카메라 등이 한창 인기를 끌 때에도 브라운관에서 그를 봐왔는데, 이제 달라진 시대 속에서 여러 방송 프로 뿐 아니라, 유튜브 등에서도 그의 모습을 여전히 볼 수 있을 만큼 자신의 직업에서 인정 받아오고 있으니 말이다.
책이란 것의 장점이 평소 만날 수 없었던 사람을 만나고, 해볼 수 없었던 것을 경험하는 것에도 있을테니, 그런 면에서 몸소 실천하며 자신의 삶을 만들어온 그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서 접해보는 것은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 책에서 밑줄 그었던 몇몇 부분들 -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서, 내가 그만두고 싶을 때 그만두기 위해서 가장 먼저 건강을 챙겨야 한다. 먹는 즐거움보다 꿈을 이루는 즐거움이 몇만 배는 더 클 테니까.
가끔 쉬어가지 않으면 쉬는 법도 잊어버린다. 내 우물에만 갇혀 있다 보면 세상에 대한 시야도 왜곡된다. 늦었다 생각하지 말고 다른 세계를 경험하자. 몸소 체험하자. 언제가 돌아봤을 때 바꿀 수 없는 자랑이 될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정년을 오지 않게 만드는 조건은 다섯 가지다.
첫째, 건강
둘째, 재능
셋째, 노력
넷째, 대인관계
다섯째, 인성
여러 실패의 문을 열었다가 닫아봐야 내가 기다려온 문을 만났을 때 그 안으로 과감하게 발을 내디딜 수 있다.
방송과 영화, 이 두 개의 기둥이 내 인생을 든든하게 받쳐준다. 하나가 무너지더라도 다른 하나가 버팀목이 되어준다. 우리 인생에는 본캐 외에 부캐도 필요하다. 그게 삶의 동력이 된다.
진정한 승리는 속도가 아니라 지속하는 힘에서 나온다. 코앞의 이익에 목숨을 걸지 말자. 살아남는 사람, 마지막까지 남아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사람, 그가 진정한 승자다. 아직까지 살아남은 내가 하는 말이니 틀림없다.
우리는 존재 자체가 얼마나 큰 행복인지 너무 쉽게 잊는다. 살아 있다는 것, 일할 수 있다는 것, 누군가와 함게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떤 소확행보다도 크고 확실한 행복이다. 그러니 소확행을 쫓느라 대확행을 놓치지 말자. 소확행은 저절로 따라오게 만들자.
어쩌면 그게 답일지도 모른다. 모른다는 답. 삶의 본질이 뭐냐고? 모르는게 본질이다. 그래서 계속 찾는다. 찾다가 끝난다. 그게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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